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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14] [미래를 여는과학 인공세포를 아시나요? - 식물단백질 이동 연구단 황인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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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이태화
  • 20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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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14] [미래를 여는과학 인공세포를 아시나요? - 식물단백질 이동 연구단 황인환 교수



 







[미래를 여는과학]


인공세포를 아시나요? - 식물단백질 이동 연구단 황인환 교수







"황금쌀이라고 들어봤어요?"포항공대 생명과학부 황인환 교수(47)가 대뜸 이렇게 물었다.


황금쌀은 이름 그대로 ‘Golden Rice’를 번역한 것이다. 유전자 조작 기술로 비타민A 함량을 크게 높여 비타민A가 벼를 노랗게 만들어서 그렇게 불린다. 황금쌀은 야맹증, 빈혈 등 비타민A 결핍으로 각종 질병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직접적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슈퍼’ 쌀이다.


황 교수는 ‘식물단백질 이동 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식물단백질 이동과 황금쌀이 무슨 관계일까.








분업과 협력으로 움직이는 소우주





"세포는 소우주입니다."


이번엔 황 교수가 우주 얘기를 꺼낸다. "우리 홈페이지에는 '세포는 소우주다'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 있습니다." 황금쌀과 소우주라니, 얘기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는 느낌이다.


생명체를 이루는 가장 기본 단위는 세포다. 세포는 다시 다양한 소기관으로 이뤄져 있다. 이 세포 소기관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야 비로소 세포가 제 기능을 하게 된다.


"문제는 세포의 시스템이죠." 지금까지는 세포 소기관 하나, 단백질 하나, 또는 신호 전달과정 하나 이렇게 세포를 연구하더라도 대상 하나 하나를 따로 떼서 독립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황 교수는 "세포라는 전체 시스템 내에서 이들의 역할을 살펴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세포의 다양한 소기관들이 어떻게 생성되고, 유지되며 서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세포라는 전체 운영 시스템안에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여러 세포로 구성된 사람을 하나의 ‘대우주’로 본다면 다양한 세포 소기관으로 구성된 세포는 ‘소우주’다. 이런 개념으로 접근하는 생명과학분야가 ‘시스템 바이올로지’(system biology)다. 연구단에서도 세포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본다.





"분업과 협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포라는 소우주는 전체 공간을 다양한 세포 소기관으로 나누고, 이들에게 필요한 단백질을 분배한 후 소기관들이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분업’ 체계를 갖고 있다.





"결국 단백질로 돌아옵니다. 단백질은 ‘세포의 일꾼’이라고 할 수 있죠." 세포 소기관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단백질을 먼저 알아야 한다. 세포 소기관을 구성하고, 유지하고,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기본 단위가 바로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이스트 단백질 네트워크. 단백질의 분배 과정은 매우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세포 내에서 단백질들이 만들어지고 난 후 어떻게 분배되는지 알아내는 것이 연구단의 목표다. 연구단에서는 특히 식물세포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연구단 이름에 ‘식물’과 ‘단백질 이동’이 같이 붙었다.





"단백질 이동이 보통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세포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세포의 활성을 담당하는 단백질이 소기관에 적절히 분배돼야 한다. 그런데 이 단백질 분배 과정이 매우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 단백질-단백질 또는 단백질-지질 간의 상호작용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것이다.





연구단의 또 하나의 과제는 세포 내 소기관들 사이의 ‘협력’ 체계를 밝히는 것. 아직까지 협력 체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소기관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을 것이라는 가설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세포의 엽록체와 핵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매개하는 신호 기작이 존재하며 이들이 엽록체 발달에 필수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생명회로 엮어 인공세포 창조





"인공세포를 만들 겁니다."


연구단이 식물단백질 이동의 ‘비밀’을 밝혀내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공세포를 만들기 위함이다. 이미 지난 2004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10월호는 인공세포를 미래의 10대 발명 중 하나로 선정했다.





전기회로를 이리저리 조작하면 컴퓨터나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처럼 세포의 ‘생명회로’를 이리저리 조작해 새로운 세포를 프로그래밍한 것이 바로 인공세포다. 기존의 세포를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해 새로운 기능을 갖게 하거나 이미 세포가 갖고 있는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도 모두 인공세포에 해당한다.





"무작정 인공세포를 만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세포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인공적으로 세포를 만들 수 있겠어요." 황 교수는 인공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포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포를 이해한다는 것은 세포 소기관의 구성, 역할, 작용 원리를 아는 것은 기본이고, 세포 소기관에 원하는 단백질을 자유자재로 배치할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능을 갖는 단백질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또 필요에 따라 단백질을 발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연구단에서는 이런 4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그렇다면 황 교수가 인공세포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인공세포는 미래의 친환경 공장인 셈이죠." 황 교수는 "인공세포의 응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고 말한다. 인공세포 시스템을 이용하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의약품을 비롯해 각종 화학물질을 좀 더 안전한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백신이나 항체 등 의료용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도 있다. 바이오에너지, 섬유, 설탕, 생분해 플라스틱까지 산업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각종 바이오 재료도 인공세포로 제조 가능하다.





황 교수가 처음에 황금쌀을 얘기한 것도 이 맥락이었다. 인공세포는 황금‘쌀’뿐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








바이오 메카 부각에 한 몫











리프로그래밍된 인공세포. 인공세포를 이용하면 백신, 항체 등 의약품을 비롯해 바이오에너지, 섬유, 설탕, 생분해 플라스틱 등이 제조 가능하다.





황 교수는 1998년부터 연구단을 이끌면서 국내에서 거의 불모지였던 식물세포생물학의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덩달아 포항공대를 국내 ‘바이오 메카’로 부각시키는 데도 한 몫 했다.





그간 굵직굵직한 연구 성과도 많이 발표했다. 2001년에는 벤처기업인 제노마인과 공동으로 식물의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굴했다. 애기장대에서 환경 스트레스에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의 발현을 촉진하는 ‘AtSIZ’라는 유전자를 발굴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고, 반대로 환경 스트레스에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를 억제하는 ‘AtSIK’도 찾아내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2001년 이래로 식물학 분야의 최고 학술지인 '식물 세포'(Plant Cell)에 논문을 8편이나 발표했다. 이 중 하나로 지난해 5월에는 식물의 세포질에서 생산된 단백질이 소포체를 통해 액포로 수송될 때 스위치 단백질인 ‘Rha1’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규명하기도 했다. 이 연구는 연구단의 기본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거둔 성과로 단백질이 세포 소기관으로 분배되는 시스템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의 한 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세포 생물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세포 생물학 저널’(Journal of Cell Biology)에도 논문 한 편이 실리기로 결정됐다. 이 논문은 단백질 저장액포에 관한 것으로 단백질이 이동할 때 필수적인 단백질 하나의 역할을 규명한 것인데, 그간 세포 생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오랫동안 알고 싶어 했던 단백질 중 하나였다.





지금도 연구단에서는 식물단백질 이동 메커니즘을 밝혀 인공세포를 만드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포항공대의 밤을 환히 밝히는 연구단의 불빛은 오늘도 꺼질 줄을 모른다.








● 황인환 교수 약력





1981년 서울대 화학 학사


1983년 서울대 생화학 석사


1988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분자생물학 박사


1993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 박사후 연구원


1993년-1999년 경상대 생명과학부 교수


1998년-현재 식물단백질 이동 연구단 단장


1999년-현재 포항공대 생명과학부 교수


2004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식물생명과학분야)










식물단백질 이동 연구단은?














황인환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식물단백질 이동 연구단


식구들.





현재 연구단에는 황 교수와 함께 20여명의 식구가 있다. 연구단 식구들은 세포 소기관들처럼 ‘분업’과 ‘협력’을 하고 있다. 연구원들이 각자 독립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분업’을 하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얻는 것.





황 교수는 “처음에는 외국과 경쟁조차 할 수 없이 열악한 상황 이었다”며 “아이디어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창의연구단 과제로 선정되면서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서부터 조금씩 연구 결과가 쌓이기 시작해 이제는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이르렀다.


연구단은 올해로 벌써 7년째를 맞는다. 황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단에서 나온 결과를 다른 연구자들이 인정하고 인용해 줄 때 가장 보람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연구단 사업이 종료되는 2년 뒤에도 계속 식물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식물은 먹거리뿐 아니라 의약품 등 각종 혜택을 주는 ‘소스’기 때문이다. 식물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 황 교수와 연구단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글/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2005년 06월 14일)